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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진정한 힘은 ‘연결’로부터 나온다. 자원과 자본이 부족한 대신, 결정과 실행은 빠른 특성이 전략적 협업 또는 제휴 등에 최적화되어 있다. 실제로 얻을 수 있는 이득도 많다. 협업을 통해 기술, 인프라, 인력 등 다양한 자원을 공유할 수 있고, 시장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니즈를 발굴하는 것, 리소스와 위험을 분산시키는 것 역시 협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과실이다.

특히 비슷한 업종의 협력은 더욱 놀라운 파괴력을 갖는다. 함께 하는 당사자 모두가 귀한 학습과 성장의 기회를 갖게 되면서 개별 기업은 물론, 해당 기업들이 활약하는 업종 전반에 혁신과 활력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서로 경쟁하지 않을 때 더욱 경쟁력이 높아지는 아이러니다.

지난 7일, 국내의 로봇 서비스 기업 ‘클로봇’이 현대차그룹 산하의 로봇공학 기업 ‘보스턴다이나믹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클로봇은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유지보수까지 전 영역에 걸쳐 로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 이번 협약을 통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자동 순찰 로봇 ‘스팟(spot)’의 마케팅과 로봇 솔루션 등을 함께 해나갈 계획이다. 클로봇 관계자는 “스팟에 AI, IoT, 클라우드를 통합하고, 원시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클로봇의 박춘성 상무이사는 “양 사의 협업으로 스팟이 국내 산업현장에 확산돼 산업현장재해 및 위험을 예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외송금 서비스와 기업 특화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스타트업 ‘모인’이 글로벌 결제망을 보유하고 있는 ‘와이즈’(Wise Platform)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와이즈는 지난 2010년 세계 최초로 국제 송금 서비스를 시작한 핀테크 기업으로 현재 50개 이상의 통화에 대해 송금, 환전, 결제 등을 지원할 정도로 풍부한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6일 협약식에 참석한 서일석 모인 대표는 “와이즈 플랫폼과의 통합은 모인 서비스가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확하고 빠른 해외송금뿐만 아니라 환율 이슈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 수수료 절감 등의 혜택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부분도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8일에는 모빌리티 라이프 플랫폼 ‘차봇모빌리티’와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드림에이스’가 손을 맞잡았다. 커넥티드 차량 데이터 기반 혁신금융서비스 플랫폼 개발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은 것. 드림에이스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의 기술력을 지닌 회사로 잘 알려져있다. 양 사는 협약을 통해 운전자 맞춤 보험, 차량관리, 컨시어지 서비스 등 각 부문별 혁신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검증해 나아갈 예정이다. 강병희 차봇모빌리티 COO(부대표)는 “이번 MOU체결을 통해 양사의 기술, 서비스 경쟁력이 시너지를 더해 모든 운전자에게 혁신적인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향후 차봇이 전개하고 있는 각 사업의 고도화를 위해 앞으로 더욱 다양한 기업과 전략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헤이딜러의 운영사 ‘피알앤디컴퍼니’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 ‘카바조’의 사례도 대표적인 동종 결합 사례다. 카바조는 중고차 구매 전 매물 상태가 불안한 고객을 위한 정비사 출장 검수 서비스. 고객이 카바조에서 점검을 예약하면, 정비사 동행 또는 단독 검수를 거친 중고차 매물 상태 리포트를 받아볼 수 있다. 카바조는 이번 전략적 투자 유치를 바탕으로 헤이딜러와 함께 중고차 구매 고객이 겪는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헤이딜러는 올해 초 앱 내 신규 기능으로 정비·침수부터 과거 운행 이력까지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중고차 숨은 이력 찾기’를 출시한 바 있다. 유태량 카바조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를 시작으로 더 많은 고객이 카바조를 통해 안심하고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